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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평역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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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현수 댓글 0건 조회 56회 작성일 25-12-15 15:5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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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아,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콜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것이 때론 술에 취한듯 한두룹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알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속에서 싸록싸록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낮설음도 뼈 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속에 던져 주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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